꽃길만 걷는 여행, 함안 청보리와 작약꽃축제에서 즐긴 부부의 하루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중년 부부에게 큰 힐링이 됩니다. 특히 계절의 정취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꽃축제는 걷기 좋고, 대화하기 좋은 여행지로 제격이죠. 이번에 저희 부부가 다녀온 경남 함안의 ‘ 제3회 칠서 생태공원 청보리·작약 축제 ’는 꽃향기 가득한 길을 따라 걷기만 해도 웃음이 피어나는 곳이었어요. 여유와 풍경, 그리고 둘만의 시간을 충분히 누릴 수 있었던 그 여행을 소개합니다.
봄꽃 사이를 걷는 여유, 함안 청보리밭
함안의 청보리 작약 축제는 9일부터 11일까지 함안 강나루생태공원 일대에서 열린 봄꽃 축제입니다. 이 시기에는 초록빛 청보리 물결과 진분홍 작약꽃이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내죠. 우리가 간 날은 축제 마지막 날이었어요.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불어 비오기 직전의 쌀쌀함이 있었어요. 작년에 갔을때는 청보리 색이 변해 있어 아쉬움이 있었는데 올해는 다행이 청보리가 더욱 풍성한 초록빛이었고, 작약꽃도 만개해 있어서 꽃구경 제대로 했어요.
우리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서 천천히 산책길을 따라 걸었어요. 축제장은 대체로 평지로 조성되어 있어 걷기에 무리가 없고, 포토존과 벤치, 쉼터도 곳곳에 있어 천천히 여유롭게 돌아보기에 좋았어요.
바람이 많이 불어 영화에서처럼 청보리가 물결을 치듯 흔들리길 바랐는데 그런 모습 쉽게 보기 어려운가 봐요.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저는 오늘도 어김없이 신랑을 모델로 사진연습을 열심히 했어요. 사진 찍히는 것이 귀찮을 텐데 아무 투정 없이 찍혀주니 고마울따름입니다.
중년부부에게 딱 맞는 걷기 코스
중년이 되면 장거리 여행보다 조용하고 걷기 편한 여행지를 선호하게 됩니다. 함안 청보리밭은 바로 그런 여행지입니다. 입구부터 작약 군락지까지 이어지는 약 1.5km의 길은 걷는 데 부담이 없고, 중간중간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아 체력 걱정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축제라서 그런지 약간 소란스럽기는 하지만, 짜증 나고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었어요. 입구 쪽에 있는 청보리밭 전망대에 올라서면, 넓게 펼쳐진 초록빛 들판과 붉은 작약의 대비가 장관을 이룹니다. 포토존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고 있더군요.
축제장 내에는 지역 특산물을 파는 부스도 있었고, 간단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중간중간 쉬어가며 간식을 나눠 먹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따로 급하게 이동하지 않아도 하루 종일 한 곳에서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정적인 여행’이야말로 중년에게 꼭 맞는 여정이 아닐까요?
자연과 사람 사이, 힐링이 스며드는 곳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삶의 리듬을 바꾸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함안 청보리 작약 축제는 청보리의 푸르름과 작약의 은은한 향이 가득한 들판을 걸을 수 있어 서로의 걸음에 맞추고 생각을 나누며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었습니다.
특히 작약꽃은 그 고운 자태와 풍성한 꽃잎 덕분에 ‘부부의 정’을 상징하는 꽃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작약꽃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우리도 그런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1초정도 했던것 같아요.
중년 부부에게 가장 필요한 여행은 복잡하지 않고, 조용히 걷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장소입니다. 함안 청보리 작약 축제는 바로 그런 여유를 선물해주는 공간이었습니다. 이번 주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자연 속에서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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